2018년 회고

개인적으로는 변화가 많은 한 해였습니다. 업무의 분야가 바뀌었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했으며, 주로 쓰는 프로그래밍 언어도 바뀌었습니다. 2018년에 일어났던 일들 중 주요한 몇 가지에 대해 다루어 보려고 합니다.

서비스를 만드는 경험

서비스를 만드는 기업으로 이직하겠다는 생각은 계속 했지만, 이를 행동으로 옮긴 건 작년이 처음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제가 느낀 점은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아요.

1. 협업 이야기

저는 서비스를 기반부터 개발하는 경험이 부족했습니다. 교육 분야에서 비슷한 서비스를 개발한 사례가 많지 않아, 특히 데이터를 다루는 서비스를 어떻게 개발하는지에 대해 많이 찾아봤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삽질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부서에 개발자가 많지 않은 상황이었는데, 중간에 개발자가 나오고 들어오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나갈 사람이 하던 일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부분과, 새로 들어온 사람에게 개발하는 서비스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이야기 하는 데 많은 에너지를 쓴 것 같네요.

한 편으로 서비스를 개발하는 일은 개발자만 일해서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 도메인을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과 협업을 하기 마련인데요. 하지만 기술적인 용어를 섞어 이야기하다 보면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술을 모르는 사람에게 내가 원하는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개발자가 아닌 분들께 이야기 할 때는 기술 용어를 쉽게 풀어서 설명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리고 근거가 있는 의사소통이 중요함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할 것 같은데요’라는 말은 되도록이면 피하려고 합니다. 데이터를 가지고 설명이 가능하다면, 데이터를 뽑아 주고 이를 기반으로 설명을 드리는 편입니다. 이렇게 근거를 가지고 설명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2. 클라우드 서비스를 쓰고 나서 깨달은 점

AWS의 Glue 서비스를 쓰다가 요금 폭탄을 맞은 적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딱 필요한 정도로 비용을 줄인 상태인데요. (몇 천 달러에서 백 단위 달러로 비용을 줄였습니다.)

이 때부터 클라우드를 쓸 때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이

  1. 비용이 얼마가 들 지 미리 생각해 보자.
  2. 작게 시작하자.

였습니다. 앞으로 위에서 언급한 두 가지를 먼저 생각하고, 필요한 만큼 쓰는 습관을 들이려고 합니다.

또한 트래픽이나 시스템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고려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방법은 많은데, 경험이 많지 않고 시간이 부족해서 많은 시도를 해 보지 못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업무 내에서 자동화 할 수 있는 부분은 모두 자동화를 할 생각입니다.

면접관의 입장, 또는 면접자의 입장

지금도 그렇지만, 부서에 개발자가 필요하다 보니 면접에 들어갈 기회가 종종 있었습니다. 특히 신입 개발자 면접에 들어간 적이 많았는데요. 매번 면접자의 입장에서 보다가, 면접관의 입장에서 제가 면접을 봤을 때 어떤 것이 부족한지에 대해 알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서, OO를 해 본 적이 있다고 이야기를 했을 때, 이것을 증명할 수 있는 근거가 꼭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사견이지만) 개발자라면 자신이 이야기 한 것의 증명 방법은 코드라고 생각합니다. 코드를 짜고 본인이 뭔가 시도한 결과를 GitHub와 같은 사이트에 올리는 경우가 있을 것입니다. 아니면 사전에 문제를 받아서 문제를 푸는 경우도 있을 것이구요. 어떤 경우든 증명 방법은 ‘좋은 코드’인 것 같습니다.

두 번째 파이콘 발표

2018년 여름에 있었던 PyCon Korea 2018에 발표자로 참석했습니다.

확실히 이번 발표는 망한 것 같아요. 하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질문이 많이 들어와서 놀랐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이번 발표의 문제점 중 하나는, 제목을 잘못 정했다는 점이었습니다. 제목을 보고 듣는 사람이 기대한 것은, ‘학생의 학습 패턴 분석 결과’였을 겁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아 중간에 나가시는 분도 계셨구요. 그 외에도 너무 대본을 읽는 것 같이 행동했다거나, 사람들 앞에서 너무 긴장했다는 문제점이 있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결론만 말씀드리면, 발표를 준비할 때는 듣는 사람이 우선이 되어야 합니다. 내가 이 이야기를 했을 때, 그 사람의 기대를 충족할 수 있는지가 우선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내년에는 딱히 할 이야기가 없어서 그냥 참가자로 참석할 예정입니다. (갑자기 할 이야기가 생기면… 그건 그 때 생각해 보겠습니다.)

슬럼프

최근 1년 간 업무든 개인적인 일이든 생각대로 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11월쯤부터 슬럼프가 왔었습니다. 손에 잡히는 일들이 없었고, 무기력한 상황을 자주 겪었습니다. 결국 올해 마지막 주는 남은 연차를 몰아 썼고, 휴가 기간 동안 쉬면서 슬럼프를 극복하려고 노력했습니다.

2019년에는 생활하는 패턴에서 제가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변화를 주려고 합니다. 여행이든, 몸을 움직이든, 무엇이든 해 보려고 합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스트레스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인 것 같습니다.

여담

2018년에는 Udemy에서 여러가지 강좌를 수강했었습니다. 수강한 강좌의 목록은 다음과 같습니다.

  • Spring Framework
  • Go (Golang)
  • MongoDB
  • Python Data Science & Machine Learning
  • Vue.js

배운 것들은 조금씩 써먹으려고 노력 중입니다. 개인적으로 심시티 4의 데이터를 백업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는데, 파이썬으로 짠 코드를 Golang으로 포팅하는 작업을 시도했었습니다. 이 외에도 생각한 것들이 몇 가지 있어서 조금씩 써 볼 생각입니다,

그리고 일을 하면서 종종 영어로 이야기해야 하는 상황이 있었습니다. 버벅거리는 제 모습을 보며 영어 회화 공부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마무리

고등학생 때, 윤리 선생님이 한 분 계셨습니다. 박사 학위가 있으시고, 대학 강의를 나가시기도 하고, 수능 출제도 하셨던 걸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 분은 ‘윤리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는 점에 대해 큰 자부심을 갖고 계셨는데요. 이 분이 수업 때 말씀하셨던 것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나는 윤리의 프로다!“라는 말씀이셨습니다. (근데 무슨 말씀을 하시다가 이 이야기가 나왔는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그때의 추억을 소환하며, 저도 남에게 저를 소개할 때 “OOO의 프로입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지 제 자신에게 물어봅니다. 아직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제 개발자로 일한 지 5년이 되었지만, 부족한 부분이 많기 때문입니다. 저는 아직 해 보지 못한 것들이 많고, 모르는 것도 많고, 궁금한 것도 많습니다. 2019년 올해도 꾸준히 한 걸음씩 걸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